요즘 물가 오르는 거 보면 그냥 웃음이 나온다. 진짜 웃긴 게 아니라, 어이가 없어서 나오는 웃음 말이다. 라면도 오르고, 커피도 오르고, 치킨은 그냥 이제 눈팅만 한다. 내가 돈을 안 버는 것도 아닌데, 이상하게 더 빠듯하다.
30대 중반, 나이만큼 생각도 많아지고 쓸 돈도 많아졌다. 그렇다고 수입이 두 배가 되는 건 아니니까, 결국은 아끼는 수밖에 없다. 누가 보면 “그렇게까지 살아야 하나” 싶겠지만, 살다 보면 그렇게라도 살아야 할 때가 오는 법이다.
● 커피, 이제는 집에서 내려 마신다
예전엔 출근길에 아무 생각 없이 테이크아웃 커피 하나씩 샀다. 하루에 4,500원, 한 달이면 10만 원이 넘는 돈이다. 요즘은 그냥 커피 원두 사서 집에서 내려서 텀블러에 챙겨 나간다. 처음엔 귀찮았는데, 이젠 그냥 루틴이 됐다.
그 돈으로 다른 걸 한다고 해도 뭘 하진 않지만, 그래도 “안 썼다”는 안도감이 꽤 크다. 작은 돈이지만, 그게 쌓이면 마음도 조금은 덜 불안해진다.
● 점심값 아끼는 법: 도시락 아니면 국밥집
회사 근처 식당들, 요즘은 웬만하면 9천 원은 한다. 괜히 밥값 카드 긁고 나면 기분이 씁쓸하다. 그래서 요즘은 도시락을 싸 가거나, 국밥집을 간다. 6천 원이면 밥도 많고, 반찬도 있고, 속도 든든하다.
가끔은 라면에 김밥 하나 먹고 때우기도 한다. 물론 이런 생활이 평생 계속되면 힘들겠지만, 지금처럼 불확실한 시기엔 그냥 조용히 버티는 게 최고다.
● 구독 서비스, 몇 개나 쓰고 있는지 아시나요?
넷플릭스, 유튜브 프리미엄, 웨이브, 티빙, 멜론, 클라우드 스토리지... 문득 보니 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구독료만 해도 5만 원이 넘더라. 한두 달은 “그래, 이 정도는 괜찮아” 했지만, 이게 매달 빠진다고 생각하니 좀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.
그래서 과감히 정리했다. 그 중에 진짜 자주 보는 것 하나만 남기고 다 해지했다. 솔직히 없어도 사는 데 아무 문제 없다. 있을 땐 꼭 필요하다고 느꼈지만, 막상 없애도 금방 적응된다.
● 배달 안 시키기, 해 먹는 게 최고다
배달앱만 보면 마음이 약해진다. 하지만 지금은 웬만하면 집에서 해 먹는다. 달걀, 김, 참치, 고추장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이다. 찌개 끓여놓으면 이틀은 간다. 밥은 집에서 해 먹는 게 제일 싸고, 제일 깔끔하다.
가끔은 냉장고 털이해서 새로운 메뉴도 만들어보고, 기분 낼 땐 파스타면 하나 삶아 먹는다. 이게 또 은근 재밌고, 배달 음식보다 훨씬 덜 질린다.
● 내가 줄인 것들, 그리고 생긴 여유
이렇게 몇 가지 줄이고 나니 딱히 돈이 왕창 모인 건 아니다. 근데 이상하게 마음이 좀 덜 불안하다. 예전엔 뭔가 지출이 통제 안 되는 느낌이었는데, 지금은 그래도 “내가 관리하고 있다”는 느낌이 든다.
그리고 남은 여윳돈으로 뭘 하느냐? 그냥 두는 거다. 카드값에서 덜 빠져나가니까 그게 저축이고, 지갑에 만 원이 더 오래 있는 것도 작은 위로다.
✅ 마무리 – 요즘 같은 때엔 잘 버티는 게 정답이다
경제 얘기 하면 다들 거창한 투자 얘기 하지만 나는 그냥 '아끼는 것'부터 시작했다. 그게 제일 빠르고, 제일 확실하니까.
세상이 어떻게 바뀔진 모르지만, 내 하루는 내가 조절할 수 있다. 오늘도 커피 내려 담고, 도시락 챙기고, 조용히 내 리듬대로 살아간다.